[스펙트럼]부부 수영코치 『한 방 써도 돼요?』

  • 입력 1999년 3월 4일 19시 38분


“촌장님 저희가 한방을 쓰면 안될까요.”

태릉선수촌 국가대표 합숙훈련 시작 이틀전인 지난달 20일 수영팀 백성흠(34)―최희전(30)부부코치가 김봉섭촌장을 찾아가 꺼낸 말이다.

백―최 커플은 결혼한 지 4개월의 신혼. 하지만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수석코치인 최씨가 합숙중이라 신혼여행도 방콕아시아경기가 끝난 12월에 다녀왔다.

최씨는 올해 남편 백씨가 경영팀 코치로 발탁되자 “한울타리에서 합숙하는데 한방을 써도 무방하지 않겠나”라고 생각, 남편 손을 이끌고 촌장실을 찾은 것.

여성지도자들이 결혼 후 훈련장을 떠나는 것을 수없이 목격한 터라 나름대로 ‘해결책’을 선보이겠다는 뜻도 있었다. 김촌장은 예산이 허락되는대로 낡은 외국인숙소를 고쳐 이들에게 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렇지만 약속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두사람은 잘 알고 있다. 예산축소로 훈련인원도 줄어든 판에 폐쇄된 외국인숙소 수리비가 있을리 만무하기 때문.

이들은 낮에 더욱 정을 나누는 현실적 방법을 찾았다. 경영코치인 남편 백씨가 싱크로 선수들에게 수영기본을 가르치고 아내 최코치는 경영선수들에게 싱크로의 장점을 알려주는 것.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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