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연예인들, 마스터스 앞다퉈 신청

  • 입력 1999년 2월 23일 19시 01분


“마라톤의 긴 호흡을 몸에 익혀 70주년을 맞는 동아마라톤대회처럼 저희들도 팬 여러분 곁에 오래 머물고 싶습니다.”

영화계 원로 신성일(62) 영화배우 이병헌(27) 가수 신효범(33) 탤런트 명세빈(23) 손지창(29) 이민영(24)이 내달 21일 경주시에서 펼쳐지는 제70회 동아마라톤대회 마스터스 부문에 출사표를 던졌다. 젊은 스타들은 모두 5㎞ 코스를 선택했지만 최고령인 신성일은 하프 코스(20㎞)에 도전한다.

“설에 만난 고향 친구들이 ‘너 그러다 죽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더군요. 한심하기는, 허허허….”

72년부터 하루 2,3시간을 운동에 쏟아온 신성일의 체력은 건장한 젊은이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마라톤을 앞둔 요즘 그의 일과. 체육관에서 오전7시부터 1백m 실내트랙 70바퀴 돌기. 땀이 식기 전 아령과 벤치프레스, 스쿼트 등으로 팔 가슴 허벅지 근육강화. 마무리로 30분 수영. 요즘은 복싱에도 재미를 붙였다. 20㎞ 완주는 물론 메달권 진입을 위해 79㎏인 체중을 경기직전까지 5㎏ 감량할 계획.

반면 KBS 2TV 주말드라마 ‘종이학’에 출연중인 인기 탤런트 명세빈은 ‘세상에, 저 가냘픈 몸으로 1백m나 제대로 뛸까’싶다. 그러나 걱정말라는 듯 눈을 반짝이며 말하는 다짐이 야무지다.

“학창시절 1백m는 18초에 겨우 뛰는 거북이었지만 지구력이 필요한 오래달리기는 항상 1,2등을 다퉜어요. 백혈병 어린이를 돕는 ‘1미터1원’행사에 동참하기 위해 좋은 성적으로 완주하고 싶습니다.”

다음달 27일 개봉할 영화 ‘내 마음의 풍금’에서 시골 초등학교교사 역을 맡은 영화배우 이병헌도 “‘1미터1원’행사에 참여해 아이들이 제게 깨우쳐준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영화 촬영이 끝나자마자 뮤지컬 ‘코러스라인’에 출연하는 바쁜 일정에도 틈틈이 헬스클럽을 찾아 ‘몸을 만들고’ 있다.

대형가수 신효범도 고등학교때 농구선수가 될 생각을 했을 만큼 운동에 소질이 있는 만능 스포츠우먼.

“가수는 체력이 약하면 못하는데 다행히 몸이 ‘팔딱 팔딱’한 편이에요. 96년 이후 2년간 쉴 때 하루 4시간씩 운동을 해 지금은 달리면서도 노래를 할 수 있을 정도죠.”

4월 소극장 콘서트를 앞둔 그는 목을 악기처럼 관리하듯 마라톤을 위한 체력 관리에도 돌입했다.

SBS 주말드라마 ‘젊은 태양’의 두 주인공 손지창과 이민영도 패기와 열정으로 역경을 헤쳐 나간다는 드라마의 메시지가 동아마라톤과도 잘 어울려 신청했다고.

부드러운 인상이지만 10년간 농구로 단련된 체력만큼은 ‘터프’하다는 손지창은 “아내(탤런트 오연수)와 두달 뒤면 태어날 아기에게 듬직한 남편, 믿음직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김희경·김갑식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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