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너저 투자일기]장기철/주가 조정국면…쉬는것도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05분


주가가 반등하다 되밀리니 투자자들이 ‘어느 선이 바닥인가’를 놓고 고민중이다. 더 사자니 웬지 불안하고 팔려고 보면 호재가 많은 것 같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하고 금리도 떨어진다고 말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꾸준히 주식을 사들이고 있고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도 한국의 국가신용평가등급을 올리기 위해 작업 중이라는 소식이다. 투자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재료지만 분명 호재는 호재이다.

그런데 이 재료들을 보면 웬지 신선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동안 이 재료들을 바탕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재료의 한계성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고 지금 되팔면 지수가 한단계 하락할 우려도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기만 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을 되돌아보면 작년 저점인 270선에서 지난달 650선까지 오른 후 530선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580선으로 반등했다.

이후 다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경험적으로 주가는 상승폭의 3분의1정도 하락한 뒤 재반등했다가 다시 전체 상승폭의 50%수준이 될 때까지 다시 하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 장세를 돌아보면 한때 하루에 3억주를 넘던 거래량이 절반수준인 1억5천만주 밑으로 떨어졌고 5조6천억원을 넘던 고객예탁금도 지금은 4조6천억원대로 1조원가량 빠져나갔다.

외국인투자자들도 하루 1천억원을 넘게 순매수하다가 요즘은 1백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지난달 큰 인기를 끌었던 뮤추얼펀드나 주식형펀드도 3월 이후를 기다리며 몸을 움츠리고 있다. 시장체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주가가 오를 가능성보다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현단계에서 주식시장의 체력이 강화되고 움츠리고 있는 기관투자가들도 주식을 다시 사려면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주식값이 지금보다 더 내려가 주식을 사면 이익을 낼 여건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증권투자격언에 “쉬는 것도 투자”라는 말이 있다. 이럴 때는 보유주식을 현금화하고 다시 때를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장기철(대신증권 목포지점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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