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타임스]사마란치 IOC위원장 사임을

  • 입력 1999년 1월 26일 19시 10분


1백여년이 넘은 올림픽운동이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순간을 맞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은 다음달 임시총회에서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며 물러나기를 거부하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동료 IOC위원 6명을 희생시키고 자신은 살겠다는 그의 행동은 꼴불견이다. 이번 사건은 단지 뇌물스캔들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통해 사마란치를 필두로 하는 IOC의 알력과 권력다툼, 직권남용이 드러났다.

사마란치는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구소련 공산당서기장 집권시절 소련주재 스페인대사를 지내며 모스크바 올림픽에 불참하려는 국가들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나중에 그가 IOC위원장이 될 때 소련은 그의 가장 강력한 지지세력중 하나였다.

올림픽은 젊은이의 이상과 형제애, 그리고 국제 친선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사마란치와 그의 동료들은 말하고 다닌다. 그러나 그들의 권력추구 행위가 끝나지 않는 한 젊음과 친선은 기대할 수 없다.

사마란치는 IOC를 18년간 이끌어왔다. 그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제삼세계에까지 넓혀 청탁을 주고 받는 문화에 익숙한 사람까지 위원으로 끌어들였다.

사마란치는 뇌물수수에 대해 일체 몰랐으며 자신은 오히려 이들 위원들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둘러대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는 무능한 지도자이기 때문에 물러나야 한다. 만약 알고도 모른채 했다면 불성실하기 때문에 물러나야 한다. 올림픽을 살리기 위해서 사마란치는 당장 물러나야 한다.

〈정리〓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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