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남찬순/「클린턴 라운드」

  • 입력 1999년 1월 21일 19시 30분


지구촌의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이 곧 시작될 모양이다. 48년의 관세무역일반협정(GATT), 79년 도쿄(東京)라운드, 93년의 우루과이라운드(UR), 그리고 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은 또다른 자유무역 협상이다. 이 뉴라운드 협상은 아직 공식 이름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클린턴라운드로 될 것 같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이 협상을 촉구해 불을 붙였기 때문이다.

▽뉴라운드 대상은 더욱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동안 의제로 제기된 것만 해도 전자상거래 환경 노동 지적재산권 공산품관세인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각국의 경쟁정책이라든지 무역원활화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농업 서비스 분야도 UR협상의 밀린 숙제로 남아 있다. 자유무역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모든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다뤄 해결하자는 것이 바로 뉴라운드의 목표다.

▽작년 5월 WTO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을 때만 해도 미국은 소극적 입장이었다. 각 분야별 비교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구태여 포괄적 해결방식을 지지하고 나설 필요가 없다. 그러나 뉴라운드요구는 국제사회의 대세다. 미국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 더구나 의회의 탄핵재판을 받고 있는 클린턴은 뉴라운드를 주도한다는, 세계지도자로서의 강력한 이미지를 국내에 심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도 포괄협상을 해야 유리하다. 미국 등 경제대국에 개별 분야별로 대응하기엔 아무래도 협상 수단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오는 11월 WTO 제3차 각료회의가 미국에서 열린다. 각국이 국익확보를 위해 치열한 외교 전초전을 벌일 것이다.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남찬순〈논설위원〉chanso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