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메모]아기의 입은 「세상배우는 문」

  • 입력 1999년 1월 10일 19시 33분


생후 7개월 아들은 둔 주부 김모씨(28)는 요즘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한달전부터 무엇이든 손에 잡히면 입으로 넣고 빨려는 아기 때문이다. 큰소리를 치면서 물건을 빼앗거나 ‘맴매’를 해도 소용이 없다. 김씨처럼 엄마들은 아기가 생후 6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아기가 입에 문 물건을 빼앗으려고 ‘전쟁’을 치른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생후 12개월 이전인간의입은‘세상을배우는센서’이기때문.

갓 태어난 아기는 다른 감각에 비해 촉각과 청각이 발달해 있다. 특히 생후 2∼5개월에 물건을 만지고 빠는 과정을 겪으면서 세상을 경험한다.손에 닿는 것마다 혀에 대고 맛을 본다는 것.

개인 차는 있지만 생후 5개월경이면 아기에게 크게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오징어처럼 씹을 만한 물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좋다. 유치(幼齒)가 나려고 잇몸이 근질거리기 때문이다.

침을 많이 흘리고 젖꼭지를 물어뜯고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 씹으려는 것도 이때다. 잇몸과 이를 단련하는 자연스런 과정이다. 성인이 겪는 사랑니의 아픔을 생각해 보라.

생후 8개월경부터 손가락 끝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콩 같은 ‘작은 놀이감’을 줘야 한다. 그러나 입에 들어가 목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손수건이나 타월을 물어야 잠이 드는 아기가 있는데 이것 역시 자연스런 행동이다.

한편 아기가 12개월 이후에도 입으로 물건을 지나칠 정도로 자주 가져가면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특히 5,6세가 돼도 계속 빤다면 입이나 턱이 기형적으로 발달할 위험이 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