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슈퍼리그]랠리포인트제 성공적 탄생…현대 첫승

  • 입력 1998년 12월 25일 20시 00분


현대자동차가 푸짐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산타클로스는 바로 2m1,98㎏의 거구에 머리를 삭발한 이인구(23).

2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99배구슈퍼리그 현대자동차와 삼성화재의 개막전.

지난대회 우승팀 삼성화재와 준우승팀 현대자동차가 맞붙은 개막전에서 왼쪽 주포 이인구가 맹활약한 현대자동차는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22―25, 25―15, 32―34, 25―21, 15―1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현대자동차는 개막전에 4년연속 출전한 이래 처음으로 승리하는 감격을 누렸다.

성탄절 ‘코트의 산타클로스’는 바로 이인구. 지난해 한양대를 졸업하고 현대에 입단한 그는 처음에는 ‘공갈포’로 불렸다.

좋은 체격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스파이크의 파워와 정확도가 떨어져 기대만큼 활약을 하지못한 탓. 그러나 이날 머리를 민 모습으로 코트에 등장한 그는 예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상대의 블로킹을 무력화시키는 강한 스파이크는 물론 거구를 날리는 수비로 26득점을 기록, 승리의 주역을 맡았다. 이인구의 활약이 돋보인 것은 마지막 5세트.

랠리포인트제가 전세트에 처음으로 도입된 이날 경기에서 적중률 높은 스파이크로 삼성의 블로킹벽을 흔들었던 그는 5세트에서도 진가를 드러냈다.

10대10의 동점 상황. 이인구가 왼쪽에서 뛰어오르며 삼성화재 김상우의 블로킹 위로 득점타를 꽂아넣고 삼성화재 손재홍이 왼쪽에서 때린 볼이 아웃돼 스코어는 12대10.

이인구가 이때 다시 왼쪽에서 득점타를 뿜어내 김구철의 강타로 한점을 보탠 삼성화재를 13대11로 앞섰다.

후인정의 서브 미스로 주춤하던 현대는 박종찬의 속공득점에 이어 삼성에서 연타로 넘긴 볼을 이인구가 코트에 몸을 던지며 걷어 올렸고 이를 계기로 공격 기회를 잡은 현대는 후인정의 강타로 15대13으로 승리했다.

〈권순일·김호성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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