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공주 조선도공 이삼평 기념비 역사왜곡 비판

  • 입력 1998년 12월 15일 10시 58분


지난달 25일 충남 공주에 세워진 조선 도공 이삼평(李參平)의 기념비 문구를 놓고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주시 반포면 온천리 국립공원 계룡산 입구 조각공원에 세워진 이 기념비 비문중 문제가 된 것은 ‘이삼평은 정유재란 당시 일본으로 건너가…’라는 표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대표의장 양현수충남대교수)는 “이삼평은 일본으로 끌려간 것이 확실한 데도 스스로 건너간 것처럼 왜곡돼 있다”며 자구 수정을 거쳐 제막할 것을 한국도자기문화진흥협회에 요청했으나 무산됐다.

공주지역에서도 지역 사학자들이 ‘이삼평 기념비문 정정 추진위원회’(위원장 이풍용)를 결성해 도자기협회와 문화재관리국에 문구 수정을 요구했으나 역시 관철되지 않았다.

추진위 이위원장은 “일본 현지조사결과 강제로 끌려간 게 확실한 데도 비문 내용은 일본의 조선침략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정한론(征韓論)에 입각해 작성된 만큼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이에 따라 1일 한국도자기문화진흥협회에 기념비문 내용에 대한 공개 제안서를 보내고 정정을 재차 요구했다.

이에 대해 도자기협회는 끌려갔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고 한일간 마찰이 우려돼 수정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재 기념비는 ‘일본으로 건너가’라는 문구가 누군가에 의해 돌로 긁혀져 있는 상태다.

공주 출신 이삼평은 일본 사가현 아리타(有田)지역을 일본의 대표적인 도자기 고장으로 키운 인물이다.

〈공주〓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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