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속도순찰대 1지구대 오영록경사

  • 입력 1998년 12월 13일 19시 06분


“환한 대낮에도 음주운전 사고가 일어납니다. 고속도로에선 단속이 어렵다고 생각하고 음주상태에서 핸들을 잡는 운전자가 의외로 많습니다.”

고속도로순찰대 제1지구대 오영록(吳永錄·40)경사는 “고속도로에선 음주사고의 위험이 훨씬 높은데도 운전자들이 ‘단속에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경사가 이끄는 순찰대의 관할지역은 경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의 경기도 구간과 신갈∼안산간 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선 등 4개 도로 2백4㎞. 올들어 10일 현재까지 관할지역 톨게이트에서 44건의 음주운전을 적발했다. 같은 기간 관할지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사고는 모두 78건으로 한달에 7건꼴.

“음주운전은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보다 훨씬 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서행하는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거나 갑작스런 차선변경 등으로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줍니다.”

술에 취한 운전자는 속도감을 느끼지 못하고 상황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져 대형사고를 유발한다는 것.

오경사는 그러나 고속도로에서의 음주단속은 한계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만취했다는 의심이 들 정도로 차량이 크게 흔들리면 위험을 무릅쓰고 차를 세우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백㎞로 달리는 차량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음주운전차량은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나홀로’차량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트럭운전사들이 순간적으로 피로를 잊으려고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경사는 “톨게이트 직원들로부터 ‘대낮에도 술냄새를 풍기며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는 차량이 적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단속에 앞서 운전자들이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스스로 깨닫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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