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제4의 강적」벌레에 속수무책

  • 입력 1998년 12월 8일 19시 39분


방콕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각국 선수는 경쟁상대와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는 일 외에 또하나 ‘공동의 적’과 싸워야한다.

다름아닌 태국의 ‘열대 벌레’들. 연일 섭씨 30도를 웃도는 방콕에서 각국 선수들은 수많은 벌레의 극성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처지에 놓인 것. 상대선수보다는 벌레퇴치에 오히려 더 신경을 써야 할 판이다.

한국선수단은 선수촌에 입촌한 뒤 모기의 ‘공습’이 거세지자 자체적으로 전자모기향 3백50개를 긴급 배포했다.

모기만 극성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일본 여자 유도대표팀의 나가이 가주에는 개미떼에 시달리고 있다. 나가이는 3년전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당했던 경험을 되살려 살충제를 세가지나 준비해왔지만 느닷없이 나타난 개미떼엔 속수무책.

수영장에는 죽은 벌레들이 물위로 새까맣게 떠올라 여자선수들이 질겁을 하고 있다. 3천8백만달러(약4백56억원)를 들여 신축한 이 옥외수영장은 불빛을 보고 몰려든 모기와 각종벌레들이 물위에 죽어있어 경기에 큰 지장을 주고 있는데도 대회본부는 ‘무대책’이라며 손을 든 상태.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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