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곳곳 발걸음 붙드는 「금산38경」

  • 입력 1998년 11월 25일 19시 22분


금산은 바위 산이다. 금산 38경은 서로 맵시를 뽐내는 수많은 금산의 기암괴석들을 지칭한다.

등산로를 타고 오르다 보면 금산의 첫 관문 쌍홍문(雙虹門)을 만난다. 큰 바위에 뚫린 큰 구멍 두 개가 마치 문처럼 보인다. 쌍홍문을 금산 38경중 제일로 치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것만으로 경탄하기는 아직 이르다. 문이 있으면 당연히 수문장(守門將)도 있는 법. 칼을 짚은 듯한 모습으로 쌍홍문을 의연히 지키는 장군암(將軍巖)을 보면 자연의 오묘한 조화에 고개가 수그러진다.

쌍홍문 안에 들어서면 동굴 천장 부근에 뚫려 있는 세개의 자그마한 구멍을 발견한다. 이 구멍에 돌을 던져 연속해서 집어 넣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일출을 본뒤 상쾌한 기분으로 오르는 좌선대(坐禪臺)도 인상적이다. 제석봉 왼편의 좌선대는 원효대사 등 고승들이 수도좌선(修道坐禪)했다는 장소. 실제로 바위 윗부분은 가부좌한 자세로 앉은 사람이 쏙 들어갈만큼 파여 있다. 바위꼭대기에 가부좌 틀고 앉으면 산과 하늘과 내가 하나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시도해볼 만하다. 그 밖에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바닥을 두드리면 사람 음성과 비슷한 소리를 낸다는 음성굴(音聲窟), 용이 살았다는 용굴(龍窟), 혼자서도 흔들 수 있다는 흔들바위를 비롯해 화엄봉 일원봉 상사암 사선대 등 각종 기암괴석과 굴들이 자기만의 전설을 품고 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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