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홍성술/다섯번째 생일맞는 딸아

  • 입력 1998년 11월 5일 19시 17분


온누리에 울긋불긋 채색된 세상을 그렇게 보고 싶었나…너는 예정일보다 2주일이나 먼저 태어났단다. 하지만 그기쁨과 감격 그리고 감사를 채느끼기도 전에 너는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해야했지. 아빠는 갓 태어난 네 가냘픈 팔에서 피를 뽑고 주사를 놓던 간호사가 그렇게 미울수 가 없었다.

그러던 네가 벌써 다섯번째 생일을 맞는구나. 귀엽고 예쁘고 총명하게 자라는 네가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열살 위인 오빠의 장난감을 차지하고 우쭐대는 모습. 오빠가 몸이 아파 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침대에 누웠을 때 오빠 손을 꼭 잡고 기도하던 모습. 엄마 앞에서 춤을 추며 “우리 엄마 최고야”라며 깔깔대는 모습.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온 것이 아닐까 생각도 한다.

퇴근하고 집 현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내 품에 안기는 너. 아빠는 날마다 사랑의 꽃다발을 받는 기분이란다. 네가 있는 우리 가정은 언제나 행복하고 웃음 향기가 가득한 꽃밭이다. 잠자리에 들 때면 두 손에 동화책을 몽땅 들고와 읽어달라 조르고 옛날이야기를 시리즈로 들으며 꿈나무로 향하는 나의 천사. 이 아빠는 너의 해맑은 웃음을 보며 하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단다. 사랑하는 딸아. 너의 생일을 축하한다.

홍성술(경기 하남시 신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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