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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0월 21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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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팀은 6월 프랑스 월드컵대회 4강 진출을 앞두고 복병 크로아티아에 영패를 당한 악몽에 시달려 왔다.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잃었던 명예를 회복하고자 와신상담해 왔다. 그러나 “축구공은 둥글다”라는 말을 또한번 실감해야 했다.
독일팀의 전력이 약화됐다거나 운이 없었다거나 하는 관전평을 늘어 놓으려는 것은 아니다.
정말 흥미로운 것은 경기를 중계한 TV의 태도였다. 솔직히 경기에 졌으니 곧이어 주말영화가 방영되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독일 TV는 경기가 끝난 뒤 20여분 동안 실점 및 위기 장면을 계속해서 방영했다.
감독 및 선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패배의 원인을 분석했다. 상대편 터키선수와의 인터뷰도 방영했다.
패배 및 잘못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하는 토양. 이것이 바로 독일이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세번이나 우승할 수 있었던 ‘비밀병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어떤가. 경기 전에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까지 부풀려 예상하면서 흥분한다.
하지만 막상 경기에 지면 감독과 선수를 욕한 뒤 그냥 잊어버리는데 익숙하지 않았던가 반문해 본다.
양기모(KOTRA베를린무역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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