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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0월 2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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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의대 강남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김춘추(金春秋)소장팀은 2일 오후7시 백혈병 환자 김모씨(30)에게 동갑인 일본인 남성의 골수를 이식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가족이 서로 골수를 이식하겠다고 나섰으나 유전자 검사 결과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기증자를 찾지 못해 애를 태웠다. 병원측은 국내에서 기증자를 찾으며 머뭇거리다가는 아까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
5월 일본골수은행(JMDP)에 문의했고 기증 희망자 중 80㎏의 건강한 한 청년과 김씨의 유전자 구조가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청년은 2일 오전9시경 오사카의 한 병원에서 골수를 기증했고 골수는 특수용기에 담겨 대한항공편으로 오후5시반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골수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유전자구조가 같아야 가능해 외국에서도 다른 민족끼리는 거의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 성덕바우만의 경우에도 한국인의 골수를 미국까지 보내 이식해야 했다. 이번에 이 불문율이 깨어진 것. 조혈모세포정보은행 한훈(韓薰)원장은 “기증자와 수혜자의 유전자 중 백혈구의 특성을 나타내는 인자인 인체백혈구항원(HLA)의 구조가 똑같아야 이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80년대 중반부터 유전자구조가 비슷한 한국 일본 몽골인 간의 골수 이식이 가능한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해 왔다.
김소장은 “4주 정도 두고 봐야 완치여부를 알 수 있겠지만 성공해 외국인간의 골수이식이 가능함이 입증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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