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맛집/이천 쌀밥]보약이 따로 없는 「진미」

  • 입력 1998년 9월 18일 18시 52분


《‘이천 쌀은 이천 물로 밥을 지어야 제 맛.’ 맛나기로 이름난 이천쌀이지만 이천의 맑은 지하수로 밥을 짓지 않는 한 진짜 ‘이천 쌀밥’의 깊은 맛을 낼 수 없다는 말이다. 비옥한 토지에 일교차가 큰 기후. 이것이 이천 쌀에 숨겨진 미각의 비결이다. 경기 이천시 신둔면 수광리에 있는 이천 쌀밥집 두 곳을 찾아간다. 이천도자기축제(27일까지)도 한창이니 가는 길이 더더욱 즐거울 것 같다.》

▼ 송학

겉과 속을 무쇠와 돌로 겹쳐 만든 1인용 가마솥. 그 안 쌀밥 속에는 잣 대추 검은콩 은행 해바라기씨 밤이 섞여 있다. 된장국과 멀건 계란찜, 콩비지찌개 그리고 젓갈 나물 등 10여가지 맛깔스런 반찬이 함께 오른다. 이름하여 영양쌀밥정식. 8천원이다.

간장게장정식도 별미다. 게장은 이 집 주인 김창수씨(35)의 어머니 우재분씨(65)가 서해안 암꽃게를 직접 담근 간장으로 만든다. 알이 든 게뚜껑에 비벼먹는 쌀밥은 잃었던 입맛을 되찾아 준다. 1만8천원. 멋스런 식당도 이 집의 자랑거리. 통나무 오두막집 식당 안에는 도자기와 동양화가 즐비하다. 식사 손님이 없는 시간에는 대추차 등 전통차를 파는 찻집이 된다. 좌석은 50여석. 간판이 자그마해 지나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 0336―632―7985

▼ 청목

돌솥에는 인삼 검은콩 대추 은행 네가지만 섞인 흰 쌀밥이 담겨 나온다. 따라 나오는 반찬은 상다리가 휘청할 정도. 나물 젓갈 등 기본찬 13가지, 국 2종류, 소머리고기와 도가니, 쌈과 막장, 동태찜과 꽁치구이…. 푸짐한 영양쌀밥정식이 8천원이다. 담백한 쌀밥이 입맛을 끈다.

된장에 매운 고추를 넣고 푹 끓인 ‘담북장’은 고향을 생각나게 한다. 찐 호박잎과 양배추로 쌈밥을 한 뒤 그 위에 담북장을 듬뿍 발라 볼이 터질 정도로 입 안에 밀어넣는다.

실내장식은 평범한 편. 70여석의 좌석이 있지만 붐빌 때는 적게 느껴진다. 주차장(20대)도 넉넉지 않다. 골목 안에 있어 길가 건물에 붙은 간판 ‘청목’을 확인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0336―634―5414가는 길중부고속도로 곤지암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이천방면 3번국도를 탄다. 8㎞ 정도 달리면 ‘여기서부터 이천입니다’는 표지판. 이로부터 2㎞ 정도 내리막길을 더 달리면 좌측에 있다. 육교 못미쳐 3백m 지점이다.

〈이천〓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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