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NYT]『클린턴,「위증안했다」포기해야』

  • 입력 1998년 9월 15일 19시 42분


▼뉴욕 타임스<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성추문을 수사한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의 보고서가 공개된 후 미국 뉴욕타임스는 14일자 사설에서 클린턴이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고 탄핵소추라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서는 위증혐의를 인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타임스는 유에스투데이 등과는 달리 대통령의 즉각 사임을 주장하지는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미국인들은 인격과 신중함이 부족한 대통령을 뽑은 대가를 생각할 때라고 말했다. 다음은 사설 내용.》

지난주는 미국 현대 정치사 가운데 가장 소란스러운 한 주였다.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를 보고서에 포함시킨데 대해 많은 국민은 불쾌감을 나타냈다. 또한 “백악관 전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와 ‘성적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고 한 증언은 결코 위증이 아니다”는 빌 클린턴대통령의 억지주장에 대해서도 많은 하원의원과 국민은 반감을 표시했다.

아직 국민은 스타 보고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도 국민은 ‘신뢰할 수 없는 대통령’을 모시면서도 그의 정치적 지속성을 선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백악관은 미국인의 60% 이상이 클린턴대통령의 업무수행을 지지하고 그의 사임을 반대하는 현재 여론의 추세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가장 중요한 쟁점은 스타 보고서의 정당성 여부가 아니라 대통령의 증언관련 법률에 대한 존중 여부다.

클린턴대통령은 ‘수술은 잘됐으나 환자는 사망했다’는 경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동안 백악관 변호팀의 법률해석은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켰다. 백악관 변호팀의 전략은 국민의 지성을 모독하는 행위다. 클린턴이 그런 전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의 정치적 회생가능성을 잃게 될 것이다.

대통령은 탄핵소추를 면하는 조건으로 결국 위증혐의를 인정할 수도 있다.

오린 해치 상원 법사위원장, 데이비드 보니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 의회 지도자들은 13일 클린턴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할 경우 공개견책 등의 방안을 채택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결론은 클린턴대통령의 병적인 증상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대통령이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권자들과 의원들은 지금 클린턴대통령의 잘못된 행동과 판단으로 초래된 불완전한 통치력을 참고 견딜 것인지 아니면 그를 탄핵할 것인지를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탄핵소추라는 정치적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서 클린턴대통령은 위증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포기해야 한다.

미국민은 항상 다음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이란 지도자적 통찰력은 가졌지만 그에 상응하는 인격과 판단력, 신중함을 갖지 못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대가가 얼마나 큰가를.

〈정리〓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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