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잘 고른 아르바이트 「평생직장」된다

  • 입력 1998년 9월 14일 19시 39분


사상최악의 취업난은 대졸예정자들의 발등에만 떨어진 불이 아니다. 대학 2,3학년, 심할 경우 올해 신입생들에게까지 계속될 수 있는 문제.

발상을 전환한 대비책을 세우지 않으면 누구나 졸업과 동시에 실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실력과 경험을 쌓아 졸업과 동시에 창업을 해보겠다는 전략은 어떨까.

컴퓨터 그래픽 전문회사인 ‘이투커미셜’(02―537―3634)을 경영하는 이원선(李遠銑)씨의 창업 스토리는 아르바이트를 창업으로 연결시킨 모범사례.

수원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이씨가 컴퓨터 그래픽에 관심을 가진 것은 대학 2학년때.

“캔버스와 물감이라는 한정된 공간과 재료를 뛰어넘어 보자는 단순한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 ‘평생직업’이 되고 말았습니다.”

동료 미술학도들로부터 ‘타락했다’는 말을 들어가면서 컴퓨터 그래픽에 몰두한 이씨는 용돈이나 벌어볼 요량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미술학원에서 입시생들을 가르칠 경우 일도 편한데다 월 80만원은 어렵잖게 벌 수 있었지만 ‘미래를 대비한다’는 생각에서 컴퓨터 그래픽 아르바이트를 고집했다.

처음 맡은 일은 대학 인근 호프집의 광고전단. 고객을 한 군데 두 군데 늘려가다 보니 어느새 수원대 인근에서는 자신의 ‘작품’이 쉽게 눈에 띨 정도가 됐다.

내친 김에 대학 3학년 때 ‘디자인 아이콘’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회사를 차렸다. 회사는 한 때 20여명의 직원에 월 매출 5천만원까지 올릴 정도로 신장했다. 그러나 직원의 실수로 제품에 연쇄적으로 하자가 생기는 바람에 고객이 떨어지면서 참담한 실패를 맛보았다.

그때의 실패 경험이 두번 째 창업에 큰 도움이 됐다.

이투커미셜을 차린 것은 올 6월. 해본 ‘장사’여서 적응기간 없이 성장을 거듭했고 직원 10여명에 이달 매출액은 4천만원을 내다볼 정도.

“맡은 일은 뒷탈없이 깔끔하게 처리한다는 영업방침 덕택인가봐요. 인맥을 꾸준히 관리한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현재 북디자인 카탈로그 등 인쇄물 작업과 캐릭터 개발을 병행하고 있는 이씨는 곧 3차원 그래픽에도 손을 뻗칠 계획. 컴퓨터 그래픽으로 평생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취업난을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이씨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현실에 대한 순종보다는 좌절하지 않는 도전’이라는 좌우명을 갖고 있습니다. 취업이 안된다고 자포자기하지 말고 뭐든지 도전하고 개척하다보면 길이 보일거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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