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름도 이윽한/으름 열매를 톡 까서는/한입에 냉큼 넣고 으석 씹으면//그 달디단 향내가 온몸에 퍼지는/순간,/아, 싸아하게 열리는 순간//…이슬과 바람과 햇빛과 비와 새울음을 보았답니다/…그 향내 속에 깃들인/가을의 은총으로 자지러졌답니다…’(고재종)
맑음. 아침 18∼24도, 낮 29∼33도. 섣불리 에어컨을 치운 사무실에선 모락모락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사정권(司正圈), 아니 사정권(射程圈)에 든 ‘철새’들의 숨가쁜 퍼덕거림에 가을도 멈칫하는 듯. 옛말에 이르지 않던가. ‘빠른 바람 성난 비에 새들이 숨을 죽인다(疾風怒雨 禽鳥寂寂)…’.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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