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타임스]옐친,공산당과 타협 말아야

  • 입력 1998년 9월 8일 19시 29분


▼더 타임스▼

러시아 국가의회(두마)가 7일 두번째로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에 대한 인준안을 부결했다.이날 루블화는 달러당 20루블까지 곤두박질쳐 중앙은행은 또다시 외환거래를 중단시켰다. 이어 세르게이 두비닌 중앙은행총재가 사임했다.

그러나 보리스 옐친대통령은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 임명을 철회하지 않고 4월 세르게이 키리옌코 전총리 인준을 앞두고 벌였던 게임을 다시 한번 해보자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공산당 당수 겐나디 주가노프는 3차 부결과 의회해산이라는 극단적인 대립을 피하고 키리옌코 인준으로 당론을 바꿨다.

주가노프는 이번에는 공산당이 다시 권력에 복귀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다. 옐친과 체르노미르딘은 ‘경제독재’와 화폐발행으로 체불임금 해소를 제의하는 등 공산당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인준표결 전에 뇌물을 쓴 것으로 보이지만 인준안은 다시 부결됐다.

이제 옐친이 선택할 수 있는 타개책 중 하나는 대통령선거를 조금 앞당겨 내년 말경 실시하겠다고 공언하는 것이다. 그는 또 최소한 3개월간 ‘임시 기술관료 정부’를 구성해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도록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옐친은 결코 개혁정책을 놓고 공산당과 타협해선 안된다.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이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제의했으나 이는 시대를 역류하는 정책으로 국제적인 신임을 얻겠다는 우둔한 발상이다.

체르노미르딘 총리를 고집하며 그에 대한 대가로 공산당에 끌려다니는 것은 러시아에 최악의 선택이다.

〈정리〓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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