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임연철/紫禁城의 「투란도트」

입력 1998-09-04 19:31수정 2009-09-25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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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를 시대 배경으로 하는 오페라 ‘아이다’가 87년 이집트 룩소르의 피라미드 앞에서 공연됐을 때 오페라 팬들은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며 열광했다. 피라미드 앞에서 ‘아이다’를 보노라면 누구나 수천년 전의 역사 속으로 빨려들어 갔음직 하다. 관중들이 얼마나 감개무량했을지 짐작이 간다. 이 공연 하나로 이집트는 3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피라미드 배경의 ‘아이다’를 제작했던 기획사가 이번에는 원작 배경이 중국인 ‘투란도트’를 5∼13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쯔진청(紫禁城)에서 공연, 다시 ‘꿈의 무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빈 메타 지휘에다 중국의 세계적 영화감독 장이모(張藝謨)가 연출하는 ‘투란도트’는 쯔진청 내 거대한 건물인 태묘(太廟) 앞에서 펼쳐져 그랜드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극장 공연의 경우 10여명이 나와 춤추는 장면에 1백명의 무용수를 동원한다니 스펙터클의 규모가 상상된다. 제작비가 2백억원이나 드는 것도 신기록이다. 최고 1천7백50달러나 하는 입장권은 주로 외국인들에 의해매진되고비디오판권 등으로 큰 이익이 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1억 달러의 관광수입이 기대된다니 문화산업의 위력에 새삼스레 놀라게 된다.

▼일본 배경의 오페라 ‘나비부인’도 있는데 반해 한국을 배경으로 한 세계적 오페라가 없는 게 너무나 아쉽다. 88올림픽 당시 세계적 작곡가 메노티에게 의뢰, ‘시집 가는 날’이 작곡됐으나 초연 이후 사장돼 세계화가 안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20세기 관광이 명산이나 유적을 그대로 보여주는 형태였다면 21세기형 관광은 문화로 가공해 적극적으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임을 ‘투란도트’는 보여준다.

〈임연철 논설위원〉 ynch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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