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이운용/「디트로이트」꿈꾸는 南인도

  • 입력 1998년 9월 2일 19시 15분


인도 동남부의 항구도시 마드라스는 96년부터 첸나이로 이름을 바꿨다. 첸나이는 인구 6백만으로 1천3백만의 뭄바이, 1천1백만의 캘커타, 9백만의 뉴델리에 이어 네번째로 큰 도시다. 그런데 첸나이에는 놀랍게도 택시가 없다.

뉴델리에는 동네 어귀마다 택시회사가 있고 전화를 걸면 택시가 집으로 온다. 택시라고 해야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에어컨도 없고 의자도 불편한 구형 자동차로 시속 30㎞정도 달리는 것이 고작이지만.

첸나이에도 택시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고급 호텔이나 공항 중앙철도역 등에는 가끔 택시가 있다. 그러나 호텔 등에서 택시를 부탁하면 택시 아닌 여행사 렌터카를 대기시킨다.

시내에서 지난 1년간 한번도 택시를 본 기억이 없다. 대신 문짝도 없는 삼륜 오토릭셔가 서민의 발 노릇을 한다.

택시가 없으므로 외국인, 특히 사업차 방문한 비즈니스맨들은 비싼 여행사 렌터카를 타게 된다. 주재원들도 가까운 렌터카사무실 전화번호를 모르거나 급한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삼륜 오토릭셔를 타야 한다. 먼지와 매연속에서 뜨거운 바람을 맞으며 달려보면 그때 인도를 알게 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첸나이를 중심으로 한 남인도에 현대자동차 포드 미쓰비시 GM 도요타 볼보 등 세계 유명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인도인들은 첸나이가 조만간 미국의 디트로이트처럼 될 거라고 믿는다. 첸나이에 에어컨 달린 한국산 택시가 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이운용(KOTRA 첸나이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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