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손동권/「사법경찰 검찰소속」안될말

입력 1998-09-02 19:15수정 2009-09-25 03:0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얼마전 검찰은 ‘수사지휘론’이라는 내부 책자를 통해 검사의 사법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현재보다 더욱 강화하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특히 사법경찰을 경찰조직으로부터 떼내어 법무부에 소속시키고 경미한 사건에 대한 즉결심판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검찰의 이러한 방안은 결코 형사사법의 개선책이 될 수 없다.

우선 검사가 경찰의 초동수사까지 일일이 개입해 지휘하려는 것은 후진적인 발상이다. 구체적 사건에 대해 법을 적용하는 사법영역에서 상명하복의 관계는 있어서도 안된다. 수사를 담당하는 공무원은 권력자의 지휘가 아니라 법과 자기 양심에 따라서만 수사해야 한다.

그리고 사법경찰은 범죄예방을 임무로 하는 예방경찰이 있는 경찰조직내에 위치해야 한다. 범죄예방과 범죄수사는 떼어놓을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경미한 범죄까지 검사가 수사지휘권과 공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현재의 즉결심판제도를 폐지한다는 것은 더욱 안될 말이다.

사법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더욱 강화하려는 발상은 설득력을 갖기 힘들다. 오히려 경찰이 입건한 사건은 송치전에 한하여 사법경찰이 독자적인 초동수사권을 갖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더라도 검사의 보강수사 지시권과 공소권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업무과중에 시달리는 검사가 원거리 수사지휘를 하는데 따르는 현재의 문제점을 조금이나마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손동권(건국대교수·법학)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