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통폐합 대상 洞 통합사무소 명칭 논란

  • 입력 1998년 8월 20일 09시 48분


부산지역 일부 구청들은 통폐합 대상인 인구 5천명 미만의 동(洞)주민들이 통합동사무소 명칭을 놓고 논란을 벌이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동사무소로 통합될 부산 중심가인 중구 남포동과 광복동 중앙동 등 3개동 주민들은 최근 통합동사무소 명칭을 놓고 한치의 양보도 없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 상업지역인 남포동 주민들은 자갈치시장과 부산국제영화제로 유명해진 PIFF광장을 끼고 있는데다 ‘남포동’이라는 연예인과 가수 김수희의 노래 ‘남포동 블루스’까지 있는 만큼 통합동사무소 명칭은 남포동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광복동 주민들도 ‘조국광복’을 기념해 만든 의미있는 이름인데다 패션거리와 용두산공원이 있어 부산을 대표한다고 맞서고 있다.

중앙동 주민들도 이에 뒤질세라 부산본부세관과 국제페리부두 부산항이 있으며 연초까지는 시청과 경찰청이 있던 ‘부산의 1번지’라고 밝히고 있다. 중구는 이 통합동사무소 명칭을 결정하기 위해 관련된 동정자문위원들을 대상으로 의견수렴에 나섰으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구는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의견을 최대한 반영키로 하고 당초 9월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던 통폐합작업을 연말까지로 연기했다.

한편 서구에도 통폐합 대상인 토성동과 충무동 주민들이 통합동사무소 명칭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토성동은 신라와 가야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반월형 토성이 있던 곳으로 토박이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충무동은 서구의 관문이며 충무공 이순신의 부산포해전을 기리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라며 충무동을 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에 통폐합되는 부산지역 동사무소는 모두 21개소이다.

그러나 동사무소는 없어져도 동의 명칭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주소는 변경되지 않는다.

〈부산〓석동빈기자〉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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