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OB 우즈, 『진짜 홈런왕은 바로 나』

  • 입력 1998년 8월 18일 19시 41분


‘흑곰’ 타이론 우즈(29·OB)가 ‘리틀 라이언’ 이승엽(22·삼성)에게 이색 제안을 했다.

국내구장의 경우 잠실과 지방구장의 펜스길이 차이가 워낙 커 진정한 홈런왕을 가리려면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

우즈는 “마크 맥과이어가 쟁쟁한 라이벌들을 따돌리고 미국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2m7, 1백14㎏의 거구에서 뿜어져나오는 가공할 파워 때문”이라며 “나의 홈런은 이승엽의 것과는 품질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주장한다.

우즈가 전체 1백26경기의 57.1%인 72경기를 치러야 하는 잠실구장은 펜스길이가 센터 1백25m, 좌우 95m로 센터만 따지면 국내에서 가장 길다.

반면 대구구장은 인천 대전 광주구장보다는 크지만 센터 1백17m, 좌우 95m로 잠실구장과는 큰 차이가 난다.

실제로 이승엽은 올시즌 대구구장에서 홈런 몰아치기에 성공, 손쉽게 홈런선두에 올라있는 것이 사실. 18일 현재 34홈런중 20개가 대구구장에서 생산된 것.

이에 비해 우즈는 17일 삼성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불과 86경기만에 역대 잠실구장 최다홈런(15개)과 서울팀 타자 최다홈런(27개) 기록을 넘어섰다. 종전 잠실구장 최다홈런은 96년 심재학(LG)의 14개, 서울팀 타자 최다홈런은 92년 임형석(당시 OB)의 26개.

OB의 경우 비로 취소된 경기가 많아 아직 40경기나 남은 것을 감안하면 우즈의 홈런 행진은 실로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이승엽의 반박도 만만찮다. 홈런 생산능력의 객관적 기준인 홈런 평균 비거리에서 이승엽은 1백17.2m로 우즈(1백17m)를 20㎝차로 앞서 있다. 홈런 총 비거리도 이승엽이 3천9백85m, 우즈가 3천1백60m.

또 경기당 평균 홈런수에서도 이승엽(0.35개)은 우즈(0.31개)를 능가한다.

이 추세대로 남은 경기를 치를 경우 이승엽은 43개, 우즈는 40개로 시즌을 마칠 것이 예상된다.그러나 이달 들어 이승엽이 극심한 홈런 부진에 시달리고 있어 우즈의 역전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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