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아사히신문]日,밀레니엄버그 해결 서둘때

  • 입력 1998년 8월 18일 19시 41분


미국에서는 ‘밀레니엄 버그’ 등 ‘2000년 문제’에 관심이 높다. 2000년에 컴퓨터가 고장나는 일이 없도록 정부 주도로 대책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대로 2000년이 되면 1900년과 구별이 안돼 기계가 서버리거나 계산착오 및 오작동(誤作動)이 일어날 수도 있다. 미국정부는 “기업들이 이 문제의 대책을 협의하더라도 독점금지법이 금지한 담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일본의 움직임은 더디다. 특히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큰 타격을 입을 금융기관의 대비에 문제가 있다.

일본은행(중앙은행)과 도쿄증권거래소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실험은 올해 말부터 내년 6월에 걸쳐 실시된다. 그러나 남은 시간은 5백여일밖에 없다.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수리는 ‘시간과의 경쟁’이 될 것같다.

지금 금융계는 부실채권처리에 쫓기고 있다. 다른 업계도 불황속에서 생산성이 오르지 않는 투자에는 소극적이다.

그러나 오작동으로 외부에 피해를 끼치지 않을 책임은 컴퓨터를 이용하는 기업과 관청에 있다.

개별적인 대응과 함께 정부도 사회전체 위기관리 차원에서의 대책을 생각해야 한다. 정보시스템은 국경을 넘어 연결돼 있다. 금융시스템과 마찬가지로 한 나라의 문제가 국제사회에 큰 피해를 미칠 수 있다.

일본은 거품경제의 잘못된 유산을 8년 동안이나 처리하지 못해 신뢰에 큰 손상을 입었다. 일본이 정보의 세계에서도 혼란의 불씨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리·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