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그을려 죽은 개처럼 깡마르고 생명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 쏘아보는 눈빛이 섬뜩하고 도발적인 독일 사냥개 도베르만. 영화의 주인공인 얀(뱅상 카셀 분)은 바로 그 도베르만의 이미지를 온몸으로 내뿜는 갱 리더다.
하지만 이들에 맞서 정의를 지킨다는 형사 크리스티니(체키 카리오)는 악랄함에 있어 한술 더뜨는 악질이다. 서부극의 전통적 서사구조, 아니면 우리가 알고 있는 교과서식 도덕관념을 송두리째 뒤집는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