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야기]이종우/「금융장세」의 명암

입력 1998-08-04 19:35수정 2009-09-25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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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연 12%대로 하락함에 따라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 주가를 끌어올리는 금융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80년 이후 몇차례 금융장이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증시 안팎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들도 있다. 가장 파장이 컸던 것은 이철희 장영자씨가 주역이었던 81년 7월의 금융장. 당시 38세였던 장씨가 유명 기업을 찾아다니며 낮은 금리의 자금을 제공해주는 대가로 받은 어음을 할인해 주식에 돈을 쏟아부었다.

장씨의 투기로 주가가 30일만에 40% 이상 올랐다. 장씨 혼자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무리가 있었던지 한달만에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식시장에서 예기치 못한 손해를 입은 이철희 장영자씨는 82년 1천3백억원의 부도를 냈다.

다른 투자자의 아픔을 딛고 금융장이 나타난 적도 있다. 증권회사들이 90년 9월 깡통계좌를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만기를 넘기고도 상환하지 않은 신용과 미수매물을 9월23일 일제히 반대매매했다. 주가가 그 날부터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대매매 물량 비중이 가장 많았던 증권주와 보험주는 45일만에 주가가 두배로 치솟았다. 투자자 사이에 희열과 아픔이 교차했다.

주식을 산 주체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금융장이 전개된 일도 있다. 91년 7월 투자금융사 중 일부가 증권사로 전환했다. 이들 회사는 증권회사 전환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여기에 일반투자자들이 가세, 주가가 한달만에 40% 이상 오르는 금융장이 나타났다.

아직 금융장의 뚜렷한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예고된 잔치는 쉽게 열리지 않는다. 이것이 주식시장의 한 특징이다.

이종우(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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