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이순희/아빠잃고 자란 두딸에게

입력 1998-08-03 19:26수정 2009-09-2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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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리라고 다짐했던 서른살이 되던 해. 둘째 딸을 출산한 뒤 한달…. 남편을 잃고 헤매이던 숱한방황의날들.그해 여름날은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렸단다.

사랑하는 지선아 소연아. 아빠의 첫 제사상을 생일잔칫상으로 착각하고 ‘축하합니다’고 박수치며 향불을 끈 너희들을 보며 얼마나 울었던지. 하지만 엄마는 슬픔과 절망의 끝에서 희망을 갖기로 했단다. 그래 나에겐 너희들이 있으니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이 엄마는 너희들을 다시는 불행하게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비록 아내의 길은 포기했지만 강한 엄마가 되기로 입술을 깨물며 열심히 노력했다.

홀로서기 8년째 되는 지금. 구김살없이 잘 자라준 너희들에게, 이젠 조금이나마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준 모든 이웃과 친지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아들을 잃은 시어머님께도 이제는 며느리가 아닌 딸로 성큼 다가가서 그동안 아들이 못한 효도도 해야겠다.

지선아 소연아. IMF라는 어려움을 맞아 아이들을 버리는 부모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 너희들과 함께 할 거란다. 꼭 말이야. 하늘에 계신 아빠가 지켜줄테니 우리 모두 힘을 내자.

이순희(인천 계양구 계산지구 작전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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