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리셀웨폰4」

  • 입력 1998년 7월 29일 19시 35분


멜 기브슨 주연의 액션영화 ‘리셀웨폰4’가 8월1일 국내 개봉된다.

87년 나온 1편부터 그래왔듯 같은 감독(리처드 도너), 같은 제작자(조엘 실버)가 만든 이번 4편 역시 스크린은 철저히 부수고 쫓고 때리고 웃기는 장면으로 도배된다.

멜 기브슨과 대니 글로버 콤비의 연기 궁합, 액션장면 중간 중간 끼어드는 밉지 않은 코믹 상황이 뻑뻑한 폭력장면에 윤활유를 친다. 때리고 부시는 장면이 많을수록 밑바탕엔 달콤한 가족애를 까는 미국영화 특유의 설정, 매 시리즈마다 새 스타를 투입하는 것도 전편과 마찬가지다. 2편의 조 페시, 3편의 르네 루소에 이어 이번에는 리롄제(李連杰)가 가세했다.

그러나 아시아권 관객들을 의식해 캐스팅됐을, 황비홍 시리즈 등에서 ‘정의의 화신’으로 자임해온 리롄제는 할리우드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치명적 무기’(Lethal Weapon)는 커녕 비참한 조역으로 전락한다.

아무리 악역이어도 뭔가 그럴듯한 악인, 비중있는 배역이리라 기대 하면 오산. 그저 가공할 무술실력으로 미국인 주인공들을 위협하다 결정적 순간에선 멜 기브슨의 근력에 비참히 무너진다. 시나리오도 단순하고 극적 전개도 제작하기 편한 방향으로만 이뤄진다.

그저 재미있는 장면만 이어주면 된다는 식.‘아무 생각없는 액션물’은 이번에도 힘이 셀 것인가?.

▼인터뷰▼

74년 미국 백악관 잔디밭. 닉슨대통령 앞에서 쿵후시범을 보이던 중국소년의 눈매가 유난히 선명했다. 베이징소년쿵후팀의 대표선수 리롄제(李連杰). 백악관 뜰을 붕붕 날던 그 소년이 24년만에 다시 미국에 섰다. ‘제트 리’란 이름의 영화배우로. ‘리셀웨폰4’홍보차 대만을 방문한 리롄제와 멜 기브슨을 27일 타이베이의 파이스턴플라자호텔에서 만났다.

―이 영화가 너무 미국 중심적이어서 동양인에게 모멸감을 준다는 지적이 있는데. “영화는 영화로만 봐달라. 동양권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있을수 있지만 미국에선 좋은 동양 배우가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리롄제)

“영화에 동양인이 잔인하고 악하게 나온다고 해서 실제로 모든 동양인이 그럴거라고 믿는 바보는 없다. 리는 정말로 빨라 카메라가 동작을 쫓아가기 어려울 정도였다.”(멜 기브슨)

―(멜 기브슨에게)리셀웨폰 시리즈는 3편이 마지막이라고 했는데. “사실 사람들 죽고 사이렌 울리는 영화는 안하고 싶었다. 제작자가 해마다 4탄 만들자고 졸랐는데 거부했다. 그런데 이번에 뚜렷한 시나리오를 들고와 읽고 같이 웃다가 보니 찍게됐다”

―4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네 편이 모두 이어진 한편같은 생각이들지만 그래도 1편이 제일 가공이 덜되서(raw)마음에 든다.”

〈타이베이〓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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