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수필]유영숙/말끔해진 헌냉장고

입력 1998-07-22 19:37수정 2009-09-2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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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선전광고가 말하듯 쉽게 바꾸기 어려운 게 가전제품이다. 가족의 구성원처럼 정든 냉장고. 10년 가까이 우리집 네 식구의 손길이 천번도 더 가는 사이 색이 바래 군데군데 칠이 벗겨질 정도로 낡았다. 새로 나온 냉장고로 바꿀까 하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냉장고가 쓸만한데다 가계부 사정도 그리 여유롭지 않아 갈등을 느끼던 중 신문 경제란에서 접착 시트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아. 바로 이거였구나.” 원래의 단색은 피하고 잔잔한 꽃무늬가 있는 것으로 골라 남편과 같이 잘라 붙였더니 너무 멋있는 냉장고로 변했다. 2백80ℓ 용량의 냉장고가 번듯한 새 냉장고로 변신하는 데 든 비용은 불과 9천6백원. 아이들도 “엄마. 멋있는데요”하며 좋아하는 눈치다. 싱크대 장롱 쌀통까지 하나하나 모양을 바꿔 나가야지.

어쩌다 친구나 이웃끼리 모이면 새 물건 새 가구 자랑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 보다는 있는 것을 갈고 닦고 변화를 주어 오래오래 대물림을 하고 있다는 자랑을 하면 훨씬 좋을텐데…. 나부터 당장 실천을 해야겠다. 그게 바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전달하는 산 교육이 될테니까.

유영숙(부산 금정구 부곡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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