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황의봉/주한 중국대사의 格

  • 입력 1998년 7월 16일 19시 39분


신임 주한 중국대사에 현 주일 중국대사관의 우다웨이(武大偉)공사가 확정돼 미묘한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을 방문중인 박정수(朴定洙)외교통상장관은 14일 우다웨이 중국대사 내정자에 대한 중국측의 아그레망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우신임대사의 부임은 그가 지난해 차기 주한대사로 내정됐을 때부터 한국측이 외교경로를 통해 완곡하게 반대의사를 표명해온 터여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

당시 한국측은 △일본주재 공사가 한국대사로 부임하는 것은 한국의 국민감정에 비추어 탐탁지 않으며 △북한주재 중국대사와도 격이 맞지 않는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3월 평양에 부임한 완잉샹(萬永祥)중국대사는 체코대사 및 외교부 기율검사위서기 출신으로 부부장(차관)급이다. 이에 비해 우다웨이는 외교부 부사장(부국장)급.

한국측은 우주일공사를 한국대사로 보내려면 최소한 대사 임명에 앞서 외교부 본부대사를 거치는 요식절차를 갖춰달라고 요청했으나 묵살됐다.

박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 “우방국에서 대사를 보낼 때는 가장 적임자를 보내지 않겠느냐”며 “우대사내정자를 거부할 때의 파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말로 우리측의 ‘어려운 입장’을 표현했다.

중국측이 우다웨이 공사를 한국대사로 임명한 표면적 이유는 ‘한국어를 할 줄 안다’는 것.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관은 “북한은 차관급, 한국은 (부)국장급을 파견한다는 정치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6년전 수교 직후 현 장팅옌(張庭延)한국대사가 부국장급에서 대사로 임명됐을 때도 이번과 똑같은 지적이 제기됐다. 반면 역대 주중 한국대사는 중량급 정치인이거나 고위급 관리출신이 임명돼왔다.

황의봉<베이징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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