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우천경기 희비 교차…OB-삼성 「물 먹어」

  • 입력 1998년 7월 2일 19시 30분


4월11일 광주구장. OB는 지난해 우승팀 해태 마운드를 4홈런 포함, 21안타로 두들겼다. 13대7의 대승.

그러나 OB의 콧노래는 곧 멎었다. 12, 13일 이틀간 내린 봄비에 OB 방망이는 그만 물을 먹었다. 2연승 뒤 4연패.

얼마 뒤 해태 김응룡 감독은 “OB 방망이가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13일엔 일부러 경기를 안한거야”라고 털어놓았다.

엘니뇨가 몰고온 때이른 봄비로 막강 OB가 1일 현재 7위까지 미끄러질 만큼 프로야구에서 비의 영향력은 크다.

가장 손해를 보는 쪽은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특히 방망이가 한참 타오를 때 피해는 더 크다. OB가 바로 이 경우. 경기가 취소돼 한번 방망이의 감을 잃으면 걷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OB의 개막전 팀타율은 0.308. 하지만 4연패를 당하던 4월19일 LG전에서는 0.194. 방망이의 감을 잃은 결과다.

‘활화산 방망이’ 삼성도 비를 싫어한다. 0.547(2위)의 시즌승률이 연속경기에서는 0.400(5위)으로 떨어지는 것도 방망이 끝이 무뎌지기 때문.

반대로 득을 보는 쪽은 투수력이 바닥난 팀. 대표적인 경우가 경기마다 투수를 쏟아붓는 ‘벌떼작전’의 쌍방울.

쌍방울 김성근 감독은 홈경기에서 빗방울이 뿌리기 시작하면 몰래 미소를 짓는다. 경기취소로 지친 투수들이 어깨를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쌍방울의 1일 현재 승률은 0.475로 4위. 그러나 올시즌 연속경기에서는 6승4패로 3위. 연속경기 승률이 높은 것은 투수들이 조금이나마 휴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반면 투타가 모두 안정된 현대는 하늘을 쳐다보지 않는다. 8차례 연속경기에서 7승으로 승률 0.875. 이는 투수전 때는 투수들이, 타격전에서는 타자들이 잘 해주기 때문이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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