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갑상선기능 항진증,목 붓고 만사 귀찮은 증세

  • 입력 1998년 6월 30일 19시 31분


4월 첫 딸을 낳은 김모씨(29). 부쩍 나른해지고 화장실 출입도 잦아져 내과를 찾았지만 이상무(異常無). 작은 일에도 화가 나고 우울해져 ‘혹시 산후우울증 아닐까?’하는 생각에 동네 신경정신과를 찾았지만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최근 종합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병명은 ‘갑상선기능항진증’. 인체를 난로에 비유하자면 갑상선호르몬은 난로의 ‘불구멍’과 같은 역할. 열을 발생시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등 대사속도를 조절한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불구멍이 너무 열려 과도하게 에너지를 소모하는 상태. 전체 여성의 0.2%가 경험하며 여자 환자가 남자 환자보다 5∼8배 많다. 특히 20∼40대 여성에게 흔하다.

▼증상〓목이 심하게 붓는 게 외형적 특징. 대사가 빨라지므로 체력 소모가 심해 쉽게 피곤함을 느낀다. 또 식욕이 왕성해지고 소화가 잘 되지만 화장실에 자주 가게 돼 체중은 감소.자율신경이 흥분해 심장이 빨리 뛰고 손발이 떨리며 곧잘 숨이 찬다. 여성은 월경이 불규칙해지거나 양이 적어진다.

▼원인〓우리나라 환자의 70∼90%는 자가면역체계 질환인 ‘그레이브스병’ 때문. 이상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해 갑상선호르몬이 지나치게 분비된다. 또는 갑상선염 등으로 갑상선 조직이 다쳐 호르몬이 일시적으로 과잉 분비되는 경우도 있다.스트레스나 과로도 원인.

▼진단〓△혈액의 호르몬농도 검사 △초음파 검사 △갑상선 스캔 △초음파촬영 등의 진단법이 있다. 오래 방치하면 부정맥이나 심부전,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치료〓기본은 분비되는 갑상선 호르몬의 양을 줄이는 것. 증상치료는 쉽지만 완치는 어려운 편. △항갑상선제를 1, 2년 복용하는 약물치료 △갑상선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방사성요오드를 투여하는 치료 △수술요법이 있다. 방사성요오드 치료는 환자의 60∼70%에게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또 임산부나 수유 중인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도움말〓서울대의대 내분비내과 조보연교수 02―760―2242, 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광원교수 02―3410―3430, 울산대의대 서울중앙병원 내분비내과 안일민교수 02―224―3240)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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