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연극]日 연극「아들」공연…4,5일 국립극장

  • 입력 1998년 6월 30일 07시 27분


오사카에 사는 재일교포 연극배우 고청미(40). 일본문화에 ‘대문’을 열어 주겠다는 한국정부의 입장이 천명된 가운데 현해탄을 건넜다.

소속된 치카마츠극장이 4,5일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일본고전극 ‘아들’을 공연하기 때문이다. ‘아들’의 원제는 ‘여살유지옥(女殺油地獄)’으로 1721년 가부키의 대본으로 쓰여졌던 작품을 각색한 것. 일본에서 ‘작가의 수호신’으로 추앙받는 치카마츠 몬자에몬(近松門佐衛門)이 원작자다.

“기왕에 일본문화를 개방하기로 했다면 ‘백전백승’을 위해서라도 고급부터 대중, 고전부터 현대까지를 총체적으로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요. 막부시대 일본 고전문화를 보여주는 ‘아들’을 관람하면 일본문화를 다면적으로 체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청미의 극중 배역은 말썽꾸러기 아들이 살인자로 전락해가는 모습을 보아야하는 가련한 어머니. 그러나 그의 역할은 한 사람의 배우에 그치지 않았다. 한국공연 성사의 ‘막후’역할을 했던 것. 이번 서울공연의 초청자인 극단 전설 대표 김지숙(연극배우)은 이미 그의 초청으로 일본에서 ‘뜨거운 바다’를 공연한 적이 있다. 이번 공연은 그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패륜아를 둔 가족의 비극적 몰락을 그린 ‘아들’이라면 국경과 시대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아들’은 일본어로 공연될 뿐 아니라 배우들도 기모노 차림으로 무대에 서 일본적인 몸짓언어를 보여준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판소리로 전개될 내용을 소개하는 것은 ‘한·일 문화충돌’을 노린 것. 인간문화재 오정숙을 사사한 배우 강선숙이 해설자를 맡았다.

4일 오후4시, 7시 5일 오후3시, 6시 국립극장 소극장. 02―745―0408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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