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조기창/본받을만한 터키 외환거래

  • 입력 1998년 6월 16일 19시 19분


터키의 은행들을 드나들면서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터키에서는 외환 매입률과 매도율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시내 환전소에서 현찰로 터키화 25만8천리라를 주면 미화 1달러를 살 수 있고 미화 1달러를 팔면 25만7천리라를 받는다. 미화 달러당 매입 매도율 차이가 1천 터키리라나 되지만 터키리라의 화폐가치가 워낙 낮아 요즘 우리 화폐로 5원 내외다. 이처럼 낮은 매입 매도율 차이는 은행은 물론이고 일류호텔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터키로 여행오는 사람들은 환전 과정에서 별 손해가 없다. 이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하나의 매력으로 작용하며 특히 무역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미화 달러당 매입 매도율 차이는 80원을 상회한다. 이같은 큰 차이는 은행측에서 볼 때야 큰 이익이 되지만 외국을 여행하는 국내인과 무역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요즘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샘플이 가득 담긴 가방을 짊어지고 조금이라도 더 팔아보겠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수출업체들에는 1달러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수출단가 1달러 때문에 상담이 결렬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은행의 대출과 신용장 수용을 고대하는 중소업체들은 감히 매입 매도율 격차에 대해 불평할 입장이 못된다고 한다.

터키의 외환거래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과감히 외환 매입 매도율 격차를 줄여 수출업체들에 힘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기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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