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수필]고영애/교사불신하는 사회

  • 입력 1998년 6월 15일 07시 09분


누군가 “18세기의 교실에서 19세기의 교사가 20세기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시대를 앞질러 성장해 가고 있는 신세대를 가르치기에 교육현실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음을 빗댄 말일 것이다.세계화에 발 맞춘다는 미명아래 위로는 ‘열린 교육’에 대한 과제가 구체적인 틀도 제시되지 않은채 막무가내로 교사에게 쏟아지고 있고 숨막히는 교실 한 칸에는 45명이나 되는 학생들….

내가 중학교를 다니던 15년전과 비교해 그다지 변화가 느껴지지 않는 여건속에서 학생에 대한 존칭사용 요구까지 내려왔다. 게다가 촌지 체벌 문제는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해보려는 성실한 교사들에 대한 신뢰마저 빼앗아가고 있다. 물론 물의를 빚는 일부 교사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열악한 교육여건 속에서 소신을 갖고 버티고 있는 교사들도 많다는 것을 사회는 기억해주기 바란다.군사부일체란 말이 무색한 시대…. 위로부터의 통제와 간섭,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의 불신, 벅찬 수업과 잡무, 그리고 상처받은 자존심. 이런 어려운 현실에 대해 교사들도 이젠 이해받고 싶다. 교사들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신뢰의 눈길을 바란다면 염치없는 것일까.

고영애(서울 노원구 상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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