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피플]「초서비스」경영 신라호텔 이길현사장

  • 입력 1998년 6월 3일 1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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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열만 있다면 정년은 없다.’

신라호텔 이길현(李吉鉉)사장은 올해 69세. 웬만하면 현역에서 은퇴할 나이지만 이사장의 명함엔 대표이사 사장 직함이 분명하다.

IMF한파로 사방에 우울한 이야기뿐이지만 신라호텔은 최고의 상승무드.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신라호텔은 이사장의 독특한 영업전략에 힘입어 올 1·4분기 매출액이 개관이래 최고치인 3백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보다 10% 늘어난 것. 5월 객실판매율도 92%로 경쟁업체보다 한참 앞선 업계의 수위. 얼마전엔 5월호 홍콩의 아시아비즈니스지로부터 ‘아시아 최고의 호텔’로 선정되는 등 연일 주가를 올리고 있다.

IMF한파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한데는 무엇보다 이사장의 남다른 영업전략과 서비스정신이 크게 주효했다는 게 호텔안팎의 평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사장은 오전 4시반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7시에 출근하면 호텔안팎을 점검하러 다니는게 가장 중요한 업무. 많이 돌아다녀야 하기때문에 구두밑창도 아예 푹신한 고무로 바꿨다. 주로 돌아보는 곳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주방이나 보일러실.

이사장의 호텔경영학 제1원칙은 ‘초서비스’. 일반적 기대수준을 만족시키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 고객이 전혀 기대하지 않은 순간에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는 전략이다.

“호텔로비에 슬리퍼를 신고 나온 손님에게 구두를 신어야 한다고 정중히 얘기하는 것은 누구나하는 일이죠. 객실키를 받아 구두를 직접 찾아 건네주는게 진짜 서비스죠.”

이사장이 작년 1월 호텔사장에 임명됐을 때 ‘의외’의 인사가 큰 화제가 됐다. 삼성물산 고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있던 이사장이 예상을 깨고 현업 사장에 취임하자 까다로운 삼성에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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