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LG김선진, 만루포「펑펑」…대타설움 「훌훌」

  • 입력 1998년 6월 1일 20시 10분


펑 펑. 프로야구 9년차 김선진(31·LG트윈스)이 두방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만년 대타의 설움을 날려버리고 선발주전으로 자리잡았다.

김선진은 지난달 28일 선두 현대와의 인천경기에서 신인돌풍의 주역 김수경(19)으로 부터 1회초 만루홈런을 뽑아내 팀의 7대5 승리의 주역이 되는 감격을 맛보았다. 김선진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14일 롯데전에서도 1회말 주형광으로부터 만루홈런을 뽑아냈었다.

불과 2주동안 만루홈런을 2개나 뽑아낸 것. 올시즌 작성된 8개의 만루홈런 중 두방이 김선진의 작품이다.

LG가 1대 10으로 해태에 완패 당하던 지난달 30일 광주전에서 LG가 올린 유일한 1점도 김선진의 홈런.

구단이 MBC청룡에서 LG로 이름이 바뀌던 90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LG 1기로 입단한 김선진은 그동안 대타요원의 설움을 맛보아야만 했다. 94년에 입단한 후배 서용빈에게 1루수 자리를 내준 것. 서용빈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을 할 때도 그에게 자리가 되돌아오지 않았다. 포수에서 1루수로 변신한 최동수가 있었기 때문.

김선진은 94년 태평양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1회말 결승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는 등 ‘해결사’기질을 타고난 선수. 하지만 취약한 수비능력 때문에 코칭스태프의 신임이 약해 출장기회가 적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입단 후 단한번도 두자릿수 홈런을 치지 못했지만 올 시즌 벌써 5호홈런을 기록,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남들보다 8경기나 적은 32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점 23점으로 김재현(29점) 유지현(26점)에 이어 팀내 3위. 이는 심재학 김동수 이병규 등 중심타선보다도 많다. 타율도 시즌 초반 대타를 주로 해 규정타석을 못채웠지만 96년이래 가장 좋은 타율(0.279)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타율이 한때 0.303까지 올라가 팀내 1위를 달리기도 했다.

그는 ‘핵방망이’덕택에 대타의 설움을 씻고 주전자리를 다시 꿰찼지만 코칭 스태프는 아직도 불안한 눈치. 김선진이 1루수로서 수비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남들보다 적은 경기에 출전하고도 벌써 실책이 3개나 된다. 김선진에게 당면과제는 수비의 아킬레스건을 봉합하는 일이다.

〈전창 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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