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농구협 입이 열개라도…』

  • 입력 1998년 5월 29일 19시 20분


3연패. 29일 아침 농구인들은 한국여자팀이 제13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참담한 성적에 고개를 떨궜다. “제발 1승만이라도…”라며 애타게 낭보를 기다렸던 이들에게 날아온 것은 예선전패의 비보였다.

이들을 더욱 열받게 한 것은 일본의 선전. 1차전에서 미국에 지긴 했지만 세네갈과 리투아니아를 연파하고 상위리그에 진출한 것은 한국팀 전패 못지않게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더욱이 리투아니아는 유럽챔피언이 아닌가.

한국은 이제 아무리 잘해봤자 13위. 역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사상 최악이다. 아시아 출전3국중 중국과 일본이 나란히 상위리그에 오른 것을 생각하면 한국의 예선탈락은 더욱 납득되지 않는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방콕)에서 중국과 일본을 연파하며 정상에 오른 한국이 하위리그로 떨어지다니.

농구인들의 실망은 곧 농구협회에 대한 분노로 바뀐다. “그러길래 현역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뽑아달라고 했잖아.” “검증결과 능력부족으로 판정된 사람을 다시 뽑은 이유는 무엇인가.”

농구협회가 할 말이 있을 리 없다. 김재웅 대표팀 감독은 94년 12회대회(호주)때도 감독을 맡았다가 20여년만에 처음 일본에 패했던 것.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지난달 대표팀 구성 전 “현재 존속하고 있는 팀의 인사를 대표팀 감독으로 뽑아달라”고 협회에 요청했었다. 여자농구의 활성화를 염두에 둔 조치였다.

그런데도 농구협회는 이사회에서 굳이 소속팀이 해체된 김감독을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선발했다.

새 집행부 출범이후 곤두박질을 거듭하고도 ‘불감증’에 빠져있는 농구협회. 여자농구 추락에 대한 집행부 책임론이 이번에는 흐지부지 넘어가지 않을 듯하다.

〈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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