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사면초가 몰린 시라크 佛대통령

입력 1998-05-05 21:46수정 2009-09-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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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취임 세 돌을 맞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지난주 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끝내고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하게 파리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승리를 치하하는 박수갈채가 아니라 ‘독불장군’을 질타하는 국내외의 거센 비난의 물결이었다.

EU정상회의에서 그는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고집을 부려 끝내 유럽중앙은행(ECB)총재의 8년 임기를 분할, 4년 후 프랑스가 총재를 맡도록 했고 부총재까지 따내 표면상으로는 ‘완승’을 거뒀다.

이렇게 되자 독일 영국 등은 물론 프랑스내에서도 “시라크의 지나친 민족주의가 유럽통합에 재를 뿌렸다”거나 “그의 오만한 태도는 결국 프랑스에 소탐대실(小貪大失)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등의 맹렬한 비난이 잇따라 그는 곤경에 빠졌다.

평소 시라크를 지지해온 르 피가로지도 유럽통합을 자전거에 비교하면서 “프랑스와 독일이라는 두 바퀴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경우 단일통화가 성공하겠느냐”고 지적했다.시라크대통령의 지나친 국익우선주의는 6,7일 프랑스 아비뇽에서 열리는 독일―프랑스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고단수 도박으로 짧은 승리를 거뒀지만 길게 볼 때 자신과 프랑스의 체모를 구겼다는 평이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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