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어린이날엔 항공사에 근무하는 아빠 덕을 톡톡히 봤다. 아빠가 회사에서 사이판 공짜티켓 한 장을 상으로 받은 김에 엄마랑 민영이는 미혼인 고모와 함께 4박5일로 사이판에 다녀왔다.
올해는….
“짝수달마다 100%씩 나오던 보너스가 4월엔 안 나왔어요. 공짜티켓이 생겨도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내죠.”
아빠 엄마가 내놓은 결론은 한강시민공원 나들이. 온가족이 자전거도 타고 민영이가 조르던 연날리기도 실컷 하기로 했다. 점심은 유부초밥 도시락에 3만∼4만원어치의 신선한 회로 푸짐히 마련할 작정.
“어린이날 선물은 직접 코바늘로 떠서 만들어줄래요.”
의류학과 출신인 엄마는 2, 3일만 공들이면 민영이 모자와 태영이 배낭쯤은 뚝딱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만만. 실값은 각각 4천원 정도면 문제없단다.
엄마는 며칠 뒤 태영이네 유치원에서 공연할 연극 ‘엄마를 바꿔줘요’ 출연준비로도 바쁘다. 배역은 잔소리 많은 엄마. 태영이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것같아 응했다.
3일에는 어버이날을 앞두고 창동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뵙기로 했다. 두분께는 예년처럼 용돈 10만원을 드릴 예정. 안동에 계시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는? 작년에 커다란 장미꽃바구니를 받으셨던 것에 비하면 좀 섭섭하시겠지만 온가족이 한데 모여 쓴 ‘사랑의 편지’를 부쳐드리기로 결정.
스승의 날 부담도 한결 덜었다. 작년만 해도 유치원 원장선생님 담임선생님 기사아저씨 선물까지 챙겼는데 올해는 담임선생님께 집에서 만든 한과를 예쁘게 포장해 드릴 생각. 밀가루 생강 참기름 꿀 등 재료비 2만원 예상.
〈윤경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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