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토종」만세… 개인기록 상위랭킹 싹쓸이

  • 입력 1998년 4월 29일 19시 13분


국내 프로축구에 ‘토종바람’이 거세다.

반면 거액에 이적해온 용병들은 죽을 쑤고 있다.

올해 국내 프로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용병은 모두 32명. 이중 25명이 공격수이거나 미드필더이지만 이들은 25일 끝난 98아디다스코리아컵 예선에서 득점이나 도움 순위에 거의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득점순위에서는 브라질 특급 용병 루비(일화)만이 8경기에 출장, 3골을 넣어 대전 신진원과 공동 8위를 마크하면서 간신히 체면을 유지했다.

반면 현대 김현석이 8경기에 출장, 9골을 뽑아내며 2년 연속 득점왕을 예약하고 있고 그 뒤를 제용삼(LG) 안정환(대우) 곽경근(SK) 이동국(포항) 등이 잇고 있는 등 토종 골잡이들의 활약이 빛났다.

도움순위에서 특히 용병들은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현대 장철민을 필두로 상위 19위까지를 토종들이 싹쓸이하고 있는 것. 대우 루이(포르투갈)만이 6경기 출장 1도움으로 공동 21위에 간신히 올라 있다.

포항이 96년 60만달러의 거금을 들여 스카우트했던 코놀은 이동국이라는 걸출한 신인 골잡이의 등장으로 후보로 밀려나 있고 샤샤(대우·2골)와 빅토르(LG) 뚜레(대우) 자심(포항) 바데아(삼성) 비탈리(전북·이상 1골) 등 대부분의 용병들이 극도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SK의 비밀병기 산델도 15일 일화와의 경기에 처녀 출전, 브라질 출신답게 현란한 드리블과 재치있는 슈팅으로 주목받았으나 토종선수들의 찰거머리 수비에 막혀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용병들이 이처럼 움츠러든 이유는 무엇일까. 전북팀 최만희감독은 “지역마크에 익숙해져 있는 용병 스트라이커들이 한국팀 특유의 대인마크에는 적응이 안됐다”며 “팀을 위해 몸을 불사르는 한국 선수들과는 달리 용병선수들은 아무래도 몸을 아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극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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