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대영/휘발유 1ℓ는 안판다니

  • 입력 1998년 4월 29일 0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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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조그만 플라스틱통을 들고 동네주유소에 가 휘발유 1ℓ를 사려 했다.

그러나 주유원은 대뜸 “팔 수 없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물으니 대답이 걸작이었다. 며칠전 이웃 주유소에서 어떤 사람이 플라스틱통에 휘발유를 사간 뒤 휘발유를 몸에 뿌려 분신자살을 하는 바람에 그 주유소가 한달간 영업정지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그같은 행정처분이 사실이라면 얼마나 관 위주의 권위적이고 편의적인 발상인가. 만일 어떤 사람이 할복자살하면 칼을 판 상인이 영업정지를 받고, 목을 매 자살하면 끈을 판 사람이 영업정지를 당해야 한단 말인가.

과거 권위주의시절 학생들이 화염병을 만드는데 쓴다고 해서 주유소에서 통에 기름을 팔지 못하도록 한 적이 있지만 행정수요자인 시민을 무시하는 이같은 낡고 분별없는 행정이 국민정부 시대에도 계속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대영(서울 송파구 마천2동 116의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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