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에티켓/통신실명제]『대화방ID 자기이름 씁시다』

  • 입력 1998년 4월 13일 19시 40분


대학생 김모씨(23)는 4월초 PC통신 대화방에 들어갔다가 웃지 못할 일을 당했다.

김씨는 이날 대화방에서 ‘인어공주’라는 아리따운 대화명을 가진 상대를 만나 한참 채팅을 했다. 묘령의 ‘여성’과 이런저런 얘기로 분위기가 무르익어 화제를 ‘오프라인(직접 만나는 것)’쪽으로 돌릴 무렵 황당한 일이 생겼다.

상대방이 “사실 나는 남자인데 그것도 눈치채지 못하는 바보는 처음봤다”는 말을 던지고 대화방을 떠나 버린 것.

실제로 PC통신 대화방에는 대화상대를 많이 모으기 위해 남자가 여자흉내를 내는 ‘여장남자’가 자주 등장한다. PC통신 인구 가운데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눈길을 끌기 위한 일종의 속임수다.

이같은 일이 빚어지는 것은 남의 ID를 빌려쓰는 관행과 익명성이 보장되는 PC통신의 특수성 때문.

ID차용은 한 학생이 만든 ID를 여러 친구가 공동으로 사용하거나 가족 중 한명이 가입한 것을 가족 공동으로 사용하는 경우다.

허위신분을 가지고 익명성을 얻게 되면 단순한 호기심이 ‘짓궂은 장난’ 이상으로 변질돼 PC통신 이용자를 불쾌하게 만들고 대화방의 분위기를 흐려놓게 된다.

PC통신 전문가들은 “통신인들이 ‘내 ID는 나의 인격’이라는 인식을 갖고 ID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말한다.

〈정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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