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밀림에 불을 놓는 작업이다. 화전(火田)을 일구기 위해서다. 수만명에 달하는 이들은 계속 밀림속으로 이동하며 화전을 일구기 때문에 가구당 산림훼손규모가 보통 수백㏊에 이른다. 지금 3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브라질 북부 아마존강 유역의 열대우림화재도 이들 화전민들이 놓은 불이 화근이었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열대림에서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화재는 전 지구적 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엄청난 양의 탄산가스를 배출함으로써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또 지구의 산소공급원인 밀림면적이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도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92년 리우환경회의에서 선진국들이 열대우림 보존을 강력히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국가들은 화전민 대책과 열대우림 개발 포기에 따른 국가적 손실을 먼저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영국 등 선진국들은 이미 산업혁명 때부터 개발을 위해 산림을 마구 훼손하는 등 환경파괴를 해놓고 이제 와서 지구환경 보존의 책임을 가난한 자신들에게만 미루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지구의 허파’가 손상되면서 대재앙이 닥쳐 오고 있는데도 티격태격 싸움만 하고 있는 꼴이다. 이 순간에도 지구는 죽어가고 있다.
김차웅<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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