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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3월 22일 2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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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극명하게 대비되는 경우다.
작년 7월 외환위기가 동남아를 처음 덮쳤을 때 인도네시아가 요즘같은 곤경에 처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높은 저축률과 성장률, 건전재정, 풍부한 천연자원, 활발한 외국인투자 등 경제의 기초여건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면서 인도네시아는 벼랑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연초 수하르토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약속을 어긴 채 팽창예산을 책정했고 뒤이어 통화위원회제(고정환율제) 도입을 추진했다. 12일 있었던 개각에서는 수하르토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이 대거 입각했다.
이같은 반개혁적인 태도로 국제적 신뢰는 무너졌고 달러는 썰물처럼 빠져나가 현재 루피아화의 가치는 외환위기 전의 30%에도 못미친다.
반면 동남아 외환위기의 발원지인 태국은 작년 11월 추안총리가 집권하면서부터 개혁정책을 다부지게 시행, 국제사회의 신뢰를 급속히 회복했다. 56개 금융기관을 폐쇄하는 등 개혁의 강도가 한국보다 훨씬 높다는 평이다.
위기는 내부조건과 외부충격이 결합될 때 온다.
그러나 그 극복 여부는 내부역량의 문제라는 것이 변치않는 진리다. 또 어떤 지도자를 갖느냐에 따라 한 나라의 운명은 극적으로 달라지기도 한다.
〈허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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