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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3월 22일 2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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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첫번째 여자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인자하신 임금님, 저에게 한가지 소원이 있다면 마술에 걸린 두 언니를 마술에서 풀어 인간으로 되돌려놓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교주는 다소 곤혹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다가 말했다.
“그대는 혹시 그대의 두 언니를 마술에 걸어 검은 암캐로 만들어버린 마녀신의 거처를 알고 있는가?”
그러자 첫번째 여자가 대답했다.
“충성된 자의 임금님, 마녀신은 저에게 두 가닥의 터럭을 주고 갔습니다. 언제든지 제가 그 마녀신을 만나고 싶으면 그 터럭을 불에 태우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자 교주는 크게 기뻐하며 말했다.
“오, 그렇다면 그 터럭을 이리 다오. 그 마녀신을 불러 그대의 두 언니를 마술에서 풀어달라고 부탁해보기로 하자.”
첫번째 여인은 두 가닥의 터럭을 꺼내어 교주에게 내밀었고, 교주는 그것을 받아 불에 태웠다. 그러자 주위에 터럭 타는 냄새가 풍기는가 싶더니, 갑자기 천둥소리와 함께 궁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홀연히 마녀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교주를 비롯한 좌중의 모든 사람들은 겁에 질려 있었다. 그러나 마녀신은 교주 앞에 공손히 인사를 하고는 말했다.
“알라의 대리인이신 교주님께 평안이 있으시기를!”
이렇게 인사하는 마녀신을 향하여 교주는 말했다.
“그대에게도 축복이 있기를! 그런데 마녀신이여! 이 여자의 두 언니를 이제 마술에서 풀어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을 수는 없겠는가?”
그러자 마녀신은 말했다.
“사실은 이 색시가 저의 목숨을 구해준 바 있는데, 거기에 보답하기 위하여 저는 이 색시의 두 언니를 검은 암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이 색시의 앙갚음을 해주는 것만이 은혜에 보답하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색시의 뜻이 그러하고, 임금님의 뜻이 그러하다면 이제 이 못된 두 언니를 본래의 모습으로 돌려놓겠습니다. 사실은 저도 이슬람교도이니까요.”
이렇게 말한 마녀신은 두 마리의 암캐들을 향해 이상한 물을 뿌리면서, 종잡을 수 없는 주문을 외며 말했다.
“이제 너희들은 내 마술에서 벗어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도록 하라.”
그와 동시에 두 마리의 암캐는 푸르르 몸을 떨더니 부지불식간에 인간으로 변신하였다. 인간으로 변한 두 여자는 동생인 첫번째 여자의 손에 입을 맞추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마음씨 착한 동생은 두 언니를 얼싸안고 울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놀라워했다.
첫번째 여자의 문제를 해결한 교주는 이제 두번째 여자를 향해 말했다.
“자, 이번에는 그대의 소원을 말해보라.”
그러나 두번째 여자는 말했다.
“충성된 자의 임금님, 저의 남편은 죽었으므로 저에게는 특별한 소원은 없습니다. 굳이 소원을 말하라고 한다면, 저를 더없이 아껴주는 남자를 만나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교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다.”
<글: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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