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口筆서예」 개인전 박경철씨

입력 1998-03-17 20:02수정 2009-09-2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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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팔다리를 쓰지 못하고 절망에 빠져있던 한 장애인이 입으로 붓을 잡고 글씨를 쓰는 ‘구필(口筆)서예’를 배워 개인전을 열고 있다.

16일부터 강원 강릉문화예술회관에서 서예전을 열고 있는 박경철(朴敬哲·48·강릉시 포남동)씨.

그는 85년 9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꼼짝못하고 방안에서만 지내다 92년 한 자원봉사자의 권유로 구필 서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무엇을 할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붓을 물고 화선지를 대할 때마다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것이 자신을 지탱해 주었다고 회고했다.

한동안 혼자 글씨를 익힌 그는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인 진영근(陳永根·41)씨를 만나 서체를 발전시켰다.

“개인전을 열고 보니 고무풍선이라도 달아놓은 듯 가슴 한켠이 자꾸만 부풀어 오릅니다. 앞으로도 산을 오르는 산사람들처럼 겸허하고 성실하게 살겠습니다.”

박씨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자신을 돌봐준 부인과 자원봉사자 황옥남(黃玉男·45·강릉 영동전문대 간호과 교수)씨에게 서예전 개막의 기쁨을 돌렸다.박씨의 서예전은 21일까지 계속된다.

〈강릉〓경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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