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외제골프채 수입상, 본전 못찾고 역수출

  • 입력 1998년 3월 13일 20시 49분


외제골프채 수입상이 잇따라 ‘골프채 수출업자’로 변신하고 있다.

국산골프채가 외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를 예측하지 못하고 수입한 엄청난 재고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외국으로 되팔고 있는 것.

환율이 1달러당 8백50∼9백원대에 들여온 수입골프채를 요즘 절반가격에 팔면 원화기준으로 수입원가를 건지고 수입원가의 80%를 지불했던 관세도 환불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되팔아도 손해를 면할 수 있는 품목은 한정된 상황. 수입원가의 절반에 팔 수 있는 골프채는 외국에서도 인기가 있는 신모델뿐인 것. 구형은 수입가격의 불과 20%선 안팎에 ‘울며 겨자먹기’로 처분하고 있는 실정. 자금회전을 위해 헐값에라도 처분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총 9천20만8천달러의 골프채를 수입했으며 같은해 1월 수입액은 4백27만6천달러, 수출액은 5만4천달러.

하지만 ‘IMF몸살’을 앓고 있는 올 1월의 수입액은 지난해의 18분의 1수준인 24만4천달러, 수출액은 4만1천달러.

하지만 자금사정이 더욱 악화된 2월의 외제골프채 ‘역수출’은 올 1월의 6배 이상이나 증가한 30만달러에 이른다.

〈안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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