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박경아/朱장관은 주부마음 얼마나 알까?

  • 입력 1998년 3월 11일 20시 11분


한 주부가 1천5백만원의 보험금을 타 빚을 갚기 위해 목숨을 내던졌다. 남편을 돕기 위해 파출부생활도 마다않는 알뜰한 주부였다. 한없이 사랑하던 자식들도 있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요즘같은 경제난에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보통 주부들의 몸부림은 눈물겹다. 각 복지관과 사회단체의 파출부알선 상담실에는 주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당은 2만∼3만원정도지만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체면도 다 버렸다. 사정이 좀 나은 주부들은 미용학원 요리학원 등 자격증을 딸 수 있는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세상경험이 없다보니 허위자격증이나 ‘전원취업보장’같은 과장광고에 속기도 한다. 취업사기에 울기도 한다.

가장의 실직으로 험난한 세파 앞에 놓이게 된 주부들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와 바닥나는 생활비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 고통스럽게 경제난을 체험하고 있다.

주부, 그리고 모든 여성들의 복지를 맡고 있는 행정부서는 보건복지부다.

새 정부가 보건복지부장관에 여성인 주양자(朱良子)장관을 임명한 것이 이 나라의 여성들에 대한 배려임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임명권자측도 그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장관이 도덕적 의문에 휩싸여 있다. 본인은 부인을 하고 있지만 투기성이라는 의혹은 지워지지 않고 있으며 변명의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노후에 살려고 했다지만 벌써 70억원에 아파트부지로 팔아 넘긴 근거가 드러났다.

경제난국이라고 부자가 곧 죄인시되는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많은 사람들에게 떳떳해 보이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경아<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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